선생님의 일기장/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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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돌아보기] 5. 국회 앞에서선생님의 일기장/2023년 2025. 2. 18. 00:33
-23.09.02(토), 맑음5차 집회부터는 국회의 입법을 촉구하기 위해 국회의사당 앞에서 모였다. 7차 집회는 서이초 선생님의 49재인 9월 4일 이틀 전이라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될 것으로 예상되었고, 집회 전 분위기도 상당히 고조된 상태였다. 언론에서도 9월 2일 집회를 상당히 집중하고 있었고, 이전의 세 번의 집회에는 질서 유지인으로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학교 선생님들과 함께하려고 전체 쪽지를 보냈다.교장 선생님부터 수석 선생님, 다른 학년 부장님부터 후배 선생님들까지 열 명 가까운 선생님이 응답하셨고 함께 버스를 신청했다. 집회 당일 평택 시청 앞에 여러 대의 버스가 줄지어 있었고 교장 선생님과 같이 탑승하며 대화를 나누며 올라갔다. 다른 학교 교장 선생님들도 꽤 많이 타고 계셨다. 근처 설렁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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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돌아보기] 4. 질서 유지인선생님의 일기장/2023년 2025. 2. 16. 01:06
-23.08.12(토), 비매주 집회가 계속되었고 인원은 점점 늘어갔다. 후원도 점점 늘었고 각 지역에서 출발하는 단체 버스부터 영상 촬영까지 집행부를 중심으로 집회도 점점 조직화되어 갔다. 그에 따라 집회 운영에 필요한 인원도 점점 늘어났다. 세 번의 집회에 하나의 검은 점으로 참여하며, 피켓을 나눠주고 안내하는 질서 유지인 선생님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인디스쿨에서 네 번째 집회의 질서 유지인을 모집하여 주저 없이 지원했다.집회 전체에 대한 안내부터 질서 유지인 카톡방 등 집회에 필요한 소통은 주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으로 이루어졌다. 개인 정보의 노출 없이 안전하고 인디스쿨을 통해 공유가 되기 때문에 외부인이 들어올 가능성도 적었다. 처음 들어간 구역 카톡방에서 인원이 충분하다고 해서 새롭게 추가된 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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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돌아보기] 3. 아스팔트 위 우리들선생님의 일기장/2023년 2025. 2. 5. 00:22
- 23.07.29(토), 맑음대학원 때문에 대구에 내려와서도 모든 관심은 서이초에 있었다. 여전히 저녁 뉴스의 첫 소식은 서이초 관련 소식들로 전해지고 추가 사례들이 보도되었다. 의정부 호원초등학교에 근무했던 두 분의 선생님과 서울 사립초에 근무했던 기간제 선생님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자 교사들은 더욱 분개했다. 인디스쿨에 두 번째 집회를 여는 글이 올라왔다.대학원 동기 선생님들은 대구와 경북에 근무하셔서 서이초와 집회 현장에 가보시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집회에 참여하려는 마음, 서이초와 첫 집회에서 눈으로 본 것들에 대해 완전히 공감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부모님도 걱정하셨는데 안심시켜드리고 금요일 수업을 마치고 위로 올라왔다.이번 집회에는 대학 동기 S선생님과 그의 지인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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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돌아보기] 2. 빗속의 첫 집회선생님의 일기장/2023년 2025. 2. 4. 14:52
- 2023.07.22(토), 비서이초에 다녀온 다음날인 금요일. 서이초 관련 뉴스는 급속히 퍼졌고 모든 언론이 1면에서 다루었다. 신규 교사가 1학년 담임을 맡은 부분, 일반 교실도 아닌 가장 구석의 창고 같은 공간을 사용한 부분, 학생 사이 갈등 속에서 학부모에게 민원을 받은 점 등이 부각되며 새로운 소식이 나올 때마다 속보로 보도가 되었다.학교에서도 이 일이 예삿일이 아닌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할 때 누군가 인디스쿨에 집회를 주관하는 게시글을 올렸다. 방학식이라 정신 없는 와중이지만 같은 학년 선생님들 대부분이 당연히 참여하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옆반인 S선생님, 그리고 3학년에 H선생님과 함께 토요일에 서울에 가기로 했다.집회, 투쟁 같은 것은 대학 시절 교대 통폐합 관련하여 참여한 것이 전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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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이초 돌아보기] 1. 서이초선생님의 일기장/2023년 2025. 2. 3. 20:36
- 2023.07.20(목)정신없이 학기 마무리를 하던 23년 7월 19일 수요일. 늦게 퇴근하여 뉴스를 확인하는데 그냥 스칠 수 없는 기사가 올라왔다. "[단독]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실서 1학년 교사 극단적 선택"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4870180 [단독]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교실서 1학년 교사 극단적 선택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1학년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19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초구 소재 초등학교 1학년 담임 교사가 교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해당 교사는 저연차에 속n.news.naver.com교사가 초등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어서 깜짝 놀라 기사를 더 찾아보았지만, 이미 저녁 뉴스들이 보도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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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량 휴업일선생님의 일기장/2023년 2023. 6. 6. 22:23
- 23.06.05(월), 맑음6월 5일이 재량 휴업일이라 대학 동기 S가 근무하는 학교를 찾았다. 공교롭게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 옆에 있는 학교에 근무 중이다. 또 같은 과 동기 J와 고등학교 선배 H도 그 학교에 같이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오랜만에 얼굴도 볼 겸 늦은 오후에 커피를 사서 방문했다. 아파트 단지 안에 개교한 지 10년 정도 된 깔끔한 학교. 내가 있는 곳의 환경과 비슷하다 보니 건물도 주변의 분위기도 상당히 흡사한 느낌이다. 길 건너에 3년을 보냈던 고등학교가 있다. 반가우면서도 고등학교 시절과 달리 엄청 발전된 주변을 볼 때마다 놀란다. 동시에, 요즘 만들어지는 신도시는 어디나 비슷하다는 생각. 위례인지, 동탄인지, 별내인지 아니면 고덕인지 표지판을 보지 않으면 구분이 안 간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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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학부모회선생님의 일기장/2023년 2023. 4. 5. 02:22
개학과 동시에 녹색 학부모회 관련 안내가 왔다. 지원을 받아 봉사를 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모든 학부모가 자녀 수만큼 아침에 봉사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렇게 하는 학교들이 있지만, 일정을 짜고 관리하는 부분 등 담임 교사들에게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방식이 아무 협의 없이 정해져 당혹스러웠다. 마침 오후에 학년 부장 회의가 있어서 부장님들은 한 목소리를 냈고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런데 다음날 오전 일방적으로 모든 학부모가 녹색 학부모회 1회 봉사를 한다는 가정 통신문으로 발송되었다. 부장 회의가 너무 늦게 끝나 교무 부장님이 담당자와 대화를 하지 못했고, 다음날 오전 결재가 난 후에 담당자가 바로 안내장을 내보낸 것이다. 교사들 반응이 좋지 않았다. 학부모 여론도 좋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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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학부모 사이선생님의 일기장/2023년 2023. 3. 21. 02:20
저경력 교사가 많은 우리 학교에서 학부모님들이 교사를 대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을 때가 있다. 나를 대할 때는 절대 그렇지 않은데 대화 중에 교사를 하대하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이는 학부모님만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 을의 위치가 되려는 교사들에게도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실무사님 같은 다른 교직원들 중에서도 나이가 어린 교사들을 존중하지 않고 하대하는 분들이 있다. 따끔하게 그러지 마시라고 하려다 말을 집어넣은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 모습을 목격할 때면 기분이 좋지 않다. 마땅히 존중받아야 하는 선생님들이 그런 대우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고, '온전히 존중받지 못하는 교사가 온전히 학생들을 존중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니다. 하지만 기분이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