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16살과 떠나는 여행
    선생님의 일기장/2022년 2022. 1. 22. 23:58

    역에서 만나는 시간은 8시. 꾸물거리다 3분 늦게 도착했더니 네 명 모두 이미 도착해있다. 한 친구는 긴장되고 설레어 1시간도 못 잤다고 한다.

    선생님의 신발이 가장 작다.

    2년 전 아이들과 서울에 갔을 때는 동선, 환승방법 등 세부적으로 일일이 지도를 했는데 알아서 계획도 짜고 자기들끼리 길을 찾는 모습에 아이들의 성장을 느낀다. 네 명 모두 애니메이션을 좋아해서 '애니플러스', '애니메이트'와 같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으로 날 데리고 간다. 일본 애니메이션 굿즈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인데, 31년을 살며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경험을 아이들 덕분에 했다. 한 친구는 졸업 후 한 번도 아이들을 만나지 못했음에도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시작하니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것인지 내가 만나게 될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ㅅㄱ이가 계획한 여행 일정

    여행 계획은 대부분 ㅅㄱ이가 짰는데 보는 순간 숨이 막혔다. 너무 빡빡한 계획이었음에도 나머지 친구들은 잘 모르고 그냥 믿고 맡기는 눈치다. 6학년이라면 "이렇게 하면 안 돼! 정말 가고 싶은 곳으로 몇 개만 가자."라고 하겠지만 오랜만에 만난 중3이 된 제자들에게 뭐라고 할 수가 없다. '일단 가고 봅시다.'하는 마음으로 여행길에 오른다.

    종각에서부터 걸어와 이미 지친 아이들

    9시 16분에 서울에 내려 거침없이 걷던 아이들은 2시가 되자 눈에 띄게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급기야 경복궁에는 들어가지도 않고 광화문만 통과하고 사진을 찍고 나온다. 명동성당에 도착했을 때는 남은 일정 중 꼭 가고 싶은 곳만 가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하게 된다.

    밥을 먹기로 했던 장소가 문을 열지 않았고, 계획 중 4,5곳은 가지 못했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2년 만에 만난 아이들과 하루를 온전히 함께하며 여행을 했다는 점이 나에게는 가장 큰 의미이다.

    '선생님의 일기장 > 2022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학 정보 부장이 할 일  (0) 2022.06.10
    제자의 연락  (0) 2022.01.21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