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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24,000원선생님의 일기장/2025년 2025. 3. 1. 10:36
-25.03.01(토), 흐림
다섯 학기의 등록금을 모두 완납했다. 대학원 첫 학기를 시작한 후에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렀다. 이번 여름이면 마지막 학기로, 한 과목만 수강을 하고 가을에 논문 심사를 받으면 졸업이다. 등록금을 다 더하니 10,824,000원, 이 금액으로 석사 학위가 생기는 셈이다.교사 급여를 생각하면 큰 지출이다. 다른 대학원을 경험해보지 않아 모르지만, 초등음악교육은 음악의 여러 분야를 조금씩 배우니 깊이 있는 석사 과정을 공부하는 느낌보다는 교대 수업의 심화 과정을 듣는 느낌도 있다. 그냥 강의실에 앉아만 있어도 졸업이 다가오니 성장 없이 등록금을 내고 석사 학위를 받는 기분이라는 대학 동기의 말에 공감이 가기도 한다.
그렇지만 다른 학교 등록금과 비교하면 정말 저렴하다. 한 학기에 600만 원 이상을 내는 학교도 꽤 많다. 개인적으로 등록금이 아깝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2년 반 동안 내가 원하고 성장하고 싶은 환경에 나를 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음악 교육 분야의 가장 전문가이신 교수님들의 시선에서 내가 마주한 문제들을 질문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는 같이 연구회를 하는 선배들의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과는 다른 학문적 깊이에서 나오는 조언으로 대학원에 가지 않았다면 느낄 수 없는 부분이다. 수도권 지역 교대를 선택하지 않은 것도 좋은 선택이었다. 대학원 동기가 4명으로 소규모로 교수님 집무실에서 과외를 받는 느낌으로 수업을 들었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끝까지 집요하게 지도를 받아 힘들기도 했지만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학기별로 외부 인사를 초청해 진행하는 특강도 소규모로 들을 수 있어서 정말 큰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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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동안 논문을 읽고 연구 방향과 계획을 교수님께 말씀드리고 논의했다. 한 학기를 더 들으면 논문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석사를 하는데 학위 논문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생각과 200만 원을 아끼고 싶은 생각에 써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내가 창단한 합창단으로 논문을 쓰고 학교를 옮기는 것도 참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부 때는 교수님이 조금 무서웠는데, 대학원생으로 만나니 따뜻하게 조언해 주시는 교수님이 한없이 따뜻한 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방학 동안 고민한 연구 방향과 논문 주제가 괜찮다고 하셔서 안도하며 집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