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01.30(목), 맑음
오랜 기간 일기가 없다. 23년부터 다소 이른 나이에 6학년 부장을 맡으며 2년을 보냈다. 처음 학년 부장을 마음이 맡는 후배 선생님들과 함께하며 힘차게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녹록지는 않았다. 사람에 관한 일은 늘 어렵다.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 것을 쏟으며 고군분투한 2년 동안 시간은 쏜살같이 흘렀고, 감사하게도 잘 마무리했다.
그 사이 대학원도 네 학기를 마쳤다. 논문을 쓰면 다섯 학기면 졸업을 하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만든 합창단을 지도하며 논문을 작성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논문을 쓰기로 했다. 시작이 늦어 마음이 급하지만 못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 2025년까지 이 지역에 있으면 9.1년을 근무하게 되고(군대 때문에 끝자리가 애매하다.) 해당 지역에 10년 근무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어 외곽 지역으로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었고 점수도 많이 모아둔 상태다. 그런데 확률 상 내가 내신을 쓰는 세 곳이 모두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선 무조건 교육청을 옮겨 다른 지역으로 가야 한다는 공문이 왔다. 계속 이 지역에 있으려면 2025년에 학교를 옮겨야 했다.
고민을 많이 했지만 내가 만든 첫 합창단에 대한 애정이 한몫을 했다. 끝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합창단을 맡을 분이 계실 때까지 합창단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 가장 빛나는 3년 차 합창단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지역 이동을 감수하고 학교에 남아 논문까지 쓰기로 한 것이다.
요즘은 대학원을 마치고 새학기 준비 전 마지막 여유를 즐기며 논문을 찾아보고 있다. 교사가 되고 고학년만 했었는데 처음으로 중학년으로 내려가 기대와 설렘도 크다.
추신. 10년 이상 근무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9.1년을 근무했기 때문에 내신을 쓰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야 하는 규정이 이해는 가지 않는다. 늘 신규 발령이 나는 곳이라 무조건 빈자리를 있을 것이고, 아주 낮은 확률로 지역에 자리가 없으면 다른 지역으로 임의 발령이 나는 것을 감수하고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신 작성 자체를 허락하지 않는 것은 내가 일하는 곳이 공공기관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